
Anomaly 정의의 어려움: 현장마다 달라지는 이상치의 기준
산업 현장에서 이상탐지(anomaly detection)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 이상인가"의 정의가 도메인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조 공정에서 80도의 온도는 정상일 수 있지만, 다른 공정에서는 심각한 이상일 수 있습니다. 동일한 센서 값이라도 제품 종류, 생산 시간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심지어 시간의 흐름이나 생산 라인의 변화에 따라 ‘정상’의 기준 자체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정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조합의 센서 값이 문제인가", "언제 문제가 되고 언제는 괜찮은가", "이 패턴이 어떤 불량 유형을 의미하는가" 등 복잡한 도메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식은 데이터에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오직 현장 전문가의 경험에 존재합니다.
LG AI연구원은 수많은 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모델 일반화의 한계’라는 난제를 반복적으로 경험했습니다. 동일한 AI 모델이라도 적용 환경이 바뀌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현장마다 다시 튜닝해야 했습니다. 전문가가 직관적으로 "정상"이라고 판단하는 케이스를, AI는 이상으로 오판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정반대로, AI 모델이 ‘이상’(anomaly)라고 판단하여 해당 샘플을 전달하였을 때, 공정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이상 샘플의 근거를 이해하지 못하는 AI와 전문가 간의 인지 격차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핵심은 AI 시스템이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이상’의 정의를 명확히 이해하고, 협업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며, 전문가의 도메인 지식을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AEGIS 플랫폼의 핵심 요소
그래서 AEGIS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미지 2. AEGIS 플랫폼 운영 워크플로우[1]
(1) 전문가에게 이상치에 대한 설명 제공
전문가가 AI의 판단을 신뢰하고 협업하려면, "왜 이상이라고 판단했는가"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 필수입니다. 단순히 "이상 확률 95%"라는 숫자만 제시해서는 전문가가 그 판단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AEGIS는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기반 에이전트를 활용하여 데이터베이스의 과거 기록, 도메인 문서, 유사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자연어로 reasoning을 생성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온도 센서 값이 이상을 결정하는 주요 원인일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하여 보니, 전체 데이터의 평균인 70도보다 현재 온도 센서 값이 85도로 높아, 해당 센서가 불량의 원인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전문가는 AI의 판단 근거를 이해하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여 빠르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전문가가 피드백을 제공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2) 전문가 피드백을 받는 직관적 인터페이스
또한 전문가의 피드백을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것도 전체 시스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입니다. 전문가가 모든 샘플을 검토할 수는 없으므로, AI 모델이 불확실성이 높은 샘플을 우선적으로 추천하여 전문가가 가장 중요한 케이스에만 집중하도록 합니다.


또한 AEGIS는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문가가 자연어로 규칙을 직접 명시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전문가가 입력한 규칙은 시스템 내에서 구조화된 형태로 데이터베이스에 반영됩니다.
이렇게 도메인 지식은 복잡한 코드가 아닌 직관적인 대화와 샘플 라벨링으로 시스템에 전달되며, 전문가는 프로그래밍 없이도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직관을 시스템에 반영시킬 수 있습니다.
(3) 점진적 학습과 현실 변화 반영
산업 환경의 데이터는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AI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전문가로부터 받은 피드백도 반영하여, 그 다음 버전의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에 활용하여야 합니다.
AEGIS는 분포 변화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산 조건 변화, 계절적 요인, 신규 제품 도입 등으로 데이터 분포가 바뀌면 전문가에게 알림을 보냅니다. 전문가는 AEGIS가 제공하는 분포 시각화, 통계 검정, DB 분석 등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모델 재학습이 필요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후 전문가의 요청을 확인 후 자동으로 재학습을 진행하여 새로운 환경에 최적화된 모델을 배포합니다.
이처럼 AEGIS는 정적인 모델이 아니라, 현장의 변화를 학습하여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이 됩니다.

이미지 6. 분포 변화 발생 시 응답 예시. 연결된 MCP tool을 활용하여 분포 변화를 체크하고, 사용자에게 모델 업데이트 의견을 전달합니다. 이후 사용자에게 모델 업데이트 여부를 응답 받습니다.[1]
비디오 1. AEGIS 작동 Demo
AAAI 2026에서 본 산업 AI 연구 동향
LG AI연구원은 AEGIS를 기반으로 단순히 이상을 탐지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Industrial Agentic AI’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AAI 2026에서는 이러한 방향과 일치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ssetOpsBench (IBM)

이미지 7. AssetOpsBench의 Multi-Agent System 개요도 [3]
특히, IBM이 2025년 발표한 AssetOpsBench[3]는 산업 자산 관리 분야에서 LLM agent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벤치마크입니다. 이번 AAAI 2026에서는 이를 발전시킨 AssetOpsBench-Live[2]를 라이브 데모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벤치마크는 실제 산업 환경을 가정하여, 에이전트가 복잡한 자산 관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합니다. 핵심 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다중 데이터 소스 통합: 센서 데이터, 유지보수 기록, 운영 매뉴얼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 의사결정 프로세스 평가: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상황을 분석하고 적절한 조치를 제안하는 능력 측정

이미지 8. AssetOpsBench 시나리오 및 DB 예시[3]. “Chiller 9” 센서의 에너지 사용량을 query로 요청할 경우, “Power input sensor”를 DB에서 찾은 뒤, 해당 값이 0이어서 Chiller가 동작하고 있지 않음을 답변해야 하며, DB및 document를 기반으로 agent가 적절한 답변을 생성해야 하는 Benchmark 입니다.
이러한 현실 산업 환경의 설정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산업 데이터와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에이전트를 검증하려는 학계의 관심을 보여줍니다. 이는 AEGIS가 지향하는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에이전트"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며, 향후 AEGIS의 확장 가능성을 AssetOpsBench와 같은 표준화된 벤치마크로 평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IAD-R1

이미지 9. IAD-R1의 학습 방법론 Overview[4]
IAD-R1[4]은 Vision-Language Model을 활용한 산업 이미지 이상 탐지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Anomaly Reasoning의 성능 향상을 위해 고품질 Chain-of-Thought (CoT) 데이터를 활용하여 fine-tuning한 후, 강화학습 알고리즘 기반 post-training을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두 단계 학습 전략을 제안합니다.
1. PA-SFT(Perception Activation Supervised Fine-Tuning): 고품질 Chain-of-Thought 데이터로 anomaly 인식 능력 향상
2. SC-GRPO(Structured Control Group Relative Policy Optimization): Reward 함수를 정교하게 설계하여 reasoning 품질 향상
- Consistency Reward: 생성된 답변이 정해진 형식을 준수하였는지
- Accuracy Reward: 정상/이상을 정확히 분류 했는지
- Location Reward: 이상이 생긴 부분의 위치를 잘 언급했는지
- Type Reward: 어떤 유형의 이상인지를 맞게 판단했는지
이러한 학습 기반으로, "정상 대비 어디가 다른가", "이것이 어떤 불량 유형인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가"를 단계적으로 설명합니다.

이미지 10. IAD-R1의 reasoning 예시[4]
AEGIS 역시 같은 철학을 공유합니다. 우리는 탐지 정확도만큼이나 설명의 품질이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AI 모델이 전문가가 신뢰할 수 있는 reasoning을 제공해야만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LG AI연구원의 향후 계획
LG AI연구원은 AEGIS의 향후 목표로 다음 세 가지 방향을 추진합니다.
Anomaly Reasoning 성능 향상
AEGIS의 설명 생성 능력을 더 고도화하여, 전문가에게 더 명료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답변에 공정의 문서를 참조하는 RAG system, 이상치의 원인을 분석하는 Root Cause Analysis 기술, 고품질의 CoT 학습 데이터 등 Reasoning 품질 향상을 위한 방법론들을 연구하고 도입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설명의 일관성, 정확성, 유용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산업 요구사항을 반영한 자동화된 모델 학습
산업환경의 데이터는 계속 변화하며, 이에 따라 전문가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모델에 반영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도메인 지식과 제약을 명시적으로 모델에 통합하는 연구를 추진합니다. 전문가의 요구 사항을 constraint 형태로 신경망 학습에 반영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데이터만으로는 학습하기 어려운 도메인의 특성을 모델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이러한 학습 과정을 Agentic Loop로 설계하여, Hyper parameter Search 및 데이터 전처리 과정 등 과정 전반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On-Premise 환경에서의 Domain-specific Agentic AI
산업 데이터는 보안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클라우드가 아닌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에서 AEGIS를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산업 환경에서 GPU 서버 구동 등엔 제약이 많이 있기에, 이를 위해 도메인에 맞게 경량화 및 Domain-specific Fine-tuning등을 적용하여, 배포하는 산업현장에 최적화된 Domain-specific Agentic AI를 설계하고자 합니다.
Conclusion
AI와 전문가의 협업, 그 이상의 가치 AEGIS는 AI가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 협업하여 더 나은 의사결정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입니다. "무엇이 이상인가"의 정의는 도메인과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경험과 AI의 분석 능력을 결합할 때 비로소 도메인 전문가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LG AI연구원은 AEGIS를 통해 제조 현장의 품질 관리가 한 단계 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아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Industrial Agentic AI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AEGIS: Toward Expert-in-the-loop Industrial Anomaly Detection paper 보러가기
[2] Patel et al., "AssetOpsBench-Live: Privacy-Aware Online Evaluation of Multi-Agent Performance in Industrial Operations ", AAAI 2026.
[3] Patel et al., “AssetOpsBench: Benchmarking AI Agents for Task Automation in Industrial Asset Operations and Maintenance”, arXiv preprint arXiv:2506.03828 (2025).
[4] Li et al., "IAD-R1: Reinforcing Consistent Reasoning in Industrial Anomaly Detection", AAAI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