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분자와 무기 소재를 설계하는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촉매,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무기 소재는 어떤 원소로 구성되는지, 그리고 원자들이 어떤 결정 구조로 배열되는지에 따라 안정성과 물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원하는 특성을 지닌 소재를 개발하려면 적절한 원소 조합과 결정 구조를 함께 탐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가능한 조성과 원자 배열의 수는 매우 방대합니다. 연구자가 후보를 하나씩 설계한 뒤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검증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이 거대한 탐색 공간을 충분히 살펴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결정 구조 탐색은 반복적인 에너지 계산을 필요로 해 계산 비용이 크다는 한계가 있습니다[1–4]. 이에 따라 방대한 소재 데이터를 학습해 가능성 높은 조성과 구조를 제안하는 소재 생성 AI가 새로운 탐색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5].
최근에는 학습한 결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재 후보를 제안하는 다양한 결정 생성 모델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CDVAE, DiffCSP, MatterGen, FlowMM, CrystalFlow 등은 확산 모델이나 Flow 기반 생성 모델을 활용해 결정 구조 예측과 신규 소재 생성을 수행해 왔습니다[6–10]. 다만 기존 모델들은 대체로 하나의 모델이 하나의 생성 과제만 수행하도록 설계돼 왔습니다. 즉, 조성으로부터 결정 구조를 생성하는 모델과 조성·구조를 모두 새롭게 생성하는 모델이 각각 별도의 모델로 존재했습니다.
LG AI연구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조성 기반 구조 생성과 신규 조성·구조 생성은 물론, 주어진 결정 구조에 적합한 원자 종류를 생성하는 새로운 과제까지 하나의 모델에서 수행할 수 있는 Multimodal Crystal Flow, MCFlow를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결정 생성 AI가 다루지 못했던 새로운 탐색 방식까지 하나의 통합 모델 안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인 머신러닝 학회인 ICML 2026에 채택됐습니다.
지금까지 소재 생성 AI 연구는 목표 물성을 조건으로 새로운 소재를 설계하거나[8,12], 주어진 원소 조성에 적합한 결정 구조를 찾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7,9,10].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은 서로 독립적인 문제로 다뤄졌고, 각 과제에 대응하는 모델 역시 개별적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구자가 원하는 입력 조건이나 탐색 목적이 달라지면 새로운 모델을 별도로 학습하거나 여러 모델을 연결해야 했습니다.
반면 실제 소재 개발 현장에서 요구되는 탐색 방식은 훨씬 다양합니다. 초기 연구 단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조성과 구조를 탐색할 수 있지만, 상업화에 가까워질수록 이미 성능과 제조 가능성이 검증된 소재의 기본 구조를 유지한 채 일부 원소를 치환하거나 도핑해 성능을 개선하는 접근이 많이 활용됩니다. 배터리 양극재의 특정 전이금속을 다른 원소로 바꾸거나, 촉매의 활성점에 위치한 원소를 변경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기존 결정 생성 모델의 주요 목표 과제에서는 주어진 구조에 적합한 원자 종류를 새롭게 생성하는 문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LG AI연구원은 이러한 연구와 현업 사이의 간극에 주목했습니다. ‘조성으로부터 구조를 생성하는 문제, 조성과 구조를 모두 새롭게 생성하는 문제, 주어진 구조로부터 새로운 원자 구성을 제안하는 문제까지 하나의 모델에서 다룰 수는 없을까.’ 이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관점과 학습 전략으로 완성한 통합 결정 생성 모델]
MCFlow의 첫 번째 핵심 아이디어는 결정 소재를 구성하는 원자 종류(Atom Type)와 구조 정보(Structure)를 서로 다른 Modality로 바라보는 것입니다(이미지 1). 서로 다른 Modality에 독립적인 생성 과정을 적용하는 접근은 단백질의 서열과 구조, 이미지와 텍스트 등 이질적인 정보를 하나의 모델에서 다루기 위한 멀티모달 생성 연구에서 제안돼 왔습니다[13,14]. MCFlow는 이러한 관점을 결정 생성 문제로 확장해 원자 종류와 결정 구조를 각각 독립적으로 생성하고 제어할 수 있는 정보로 정의했습니다. 원자 종류와 구조를 별도의 Modality로 구분해 결정 생성에 적용한 것은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제안한 접근으로, 다양한 입력과 출력의 조합을 하나의 모델에서 다룰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그림 1. MCFlow는 원자 종류와 구조를 서로 독립적인 정보로 학습합니다. 원자 종류에 해당하는 시간 변수 t와 구조에 해당하는 시간 변수 s를 각각 두어서 Multimodality에 대한 하나의 Flow 모델을 학습합니다.
이후 (t, s) 공간에서 어떤 경로로 추론할지를 선택함으로써 하나의 모델이 결정 구조 예측, 원자 종류 생성, 신규 결정 생성을 모두 수행할 수 있습니다.
MCFlow는 원자 종류와 구조에 각각 독립적인 생성 시간축을 부여합니다. 어떤 Modality를 조건으로 유지하고 어떤 Modality를 새롭게 생성할지를 조절함으로써 조성이 주어졌을 때 구조를 생성하는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원자 종류와 구조를 모두 새롭게 생성하는 De Novo Generation, 구조가 주어졌을 때 각 위치에 적합한 원자 종류를 생성하는 Atom Type Generation을 하나의 모델에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즉, 과제마다 별도의 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추론 경로를 달리해 다양한 결정 생성 문제를 하나의 통합 모델로 해결한 것입니다.
두 번째 핵심 아이디어는 결정의 대칭성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기 위한 새로운 데이터 증강 방법입니다. 기존 결정 생성 연구에서는 공간군이나 Wyckoff Position과 같은 결정학적 정보를 생성 조건이나 구조 템플릿으로 직접 활용해 대칭성을 반영해 왔습니다[15,16]. 반면 MCFlow는 대칭 정보를 모델에 명시적으로 입력하거나 특정 구조를 강제하는 대신, 데이터의 배열과 증강 방식을 통해 대칭성에 대한 학습 편향을 부여했습니다.
결정은 물리적으로 동일하더라도 원자를 기록하는 순서에 따라 서로 다른 데이터처럼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원자를 전기음성도와 결정학적 위치를 나타내는 Wyckoff Position을 기준으로 배열하고, 결정학적으로 동등한 원자들의 순서를 계층적으로 바꾸어 학습하는 Hierarchical Permutation Augmentation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칭성을 모델 구조에 직접 강제하지 않고도, 모델이 조성과 원자 배열에 내재된 결정학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학습하도록 했습니다.
이 두 가지 기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MCFlow는 여러 결정 생성 과제를 하나의 모델로 통합하면서도, 각 과제에 특화된 기존 모델들과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였습니다. 또한 구조적 유효성, 신규성, 고유성과 에너지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LeMat-GenBench에서 종합 순위 세계 2위를 기록하며 통합 모델의 생성 품질을 입증했습니다[17].
연구진은 이러한 성능에 원자 종류와 구조를 서로 다른 Modality로 구분해 학습한 전략이 기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자 종류와 공간적 배치를 독립적으로 학습한 뒤 두 정보의 관계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모델이 원자 간 거리와 주변 원소에 따른 상호작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 효과가 특정 과제에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결정 생성 문제에서 고르게 경쟁력 있는 성능을 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MCFlow가 새롭게 제시한 Atom Type Generation은 주어진 결정 구조의 각 위치에 적합한 원자 종류를 생성하는 과제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결정 구조의 일부 원자만 가린 뒤, 해당 위치에 들어갈 새로운 원소를 제안하는 Atom Substitution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처음부터 생성하는 대신, 이미 성능이나 합성 가능성이 확인된 소재의 구조를 유지한 채 일부 원소만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소재 개발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양극재의 특정 전이금속을 다른 원소로 바꾸거나 촉매 활성점의 원소를 변경하는 문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생성 과제를 하나로 묶은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자 종류와 구조를 독립적인 Modality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결정 대칭성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증강 전략을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생성 과제를 하나의 모델에서 수행했습니다. 나아가 실제 소재 개발에서 활용도가 높은 원소 치환 문제까지 생성 AI의 범위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 성과를 실제 소재 탐색 도구로]
LG AI연구원은 MCFlow의 연구 성과를 실제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LLM 기반 시연 페이지를 구축했습니다(그림 2). 사용자는 복잡한 모델 설정이나 전문적인 입력 형식을 직접 다루지 않고도 자연어로 원하는 소재 생성 조건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이를 해석해 De Novo Generation,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Atom Type Generation, Atom Substitution 중 적절한 과제를 수행합니다. 생성 결과는 3차원 결정 구조와 조성·격자 정보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조 파일로도 저장할 수 있어, 무기 소재 생성 모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연구 아이디어를 손쉽게 소재 후보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연 페이지는 LG 계열사에도 소개됐습니다. 여러 기능 가운데 기존 소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원소를 변경하는 기능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실제 소재 개발 과제에 적용하기 위한 PoC 방안을 준비해 보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ICML 2026 학회 현장에서도 LeMat-GenBench를 개발한 Entalpic과 소재 AI 기업 CuspAI를 비롯한 여러 기업과 연구자가 MCFlow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기존 결정 생성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원소 치환 기능에 대해 소재 생성 AI의 새로운 응용 영역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계열사와 글로벌 소재 AI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해당 기능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소재 생성 AI가 산업 현장에 적용되려면 새로운 후보를 많이 생성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소재와 연구자의 지식을 유지하면서 제한된 탐색 범위 내 유망한 후보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반응은 MCFlow가 실제 소재 개발 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자연어 기반의 소재 생성 시연페이지
[더 쉽고 폭넓게 활용되는 소재 생성 AI로]
LG AI연구원은 우선 현재의 LLM 기반 시연 페이지를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자연어 요청만으로 적절한 생성 과제를 선택하고 조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사용성을 높이는 한편, 생성된 구조의 비교·분석, 후보 관리, 후속 시뮬레이션 연계 기능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소재 생성 AI에 익숙하지 않은 연구자도 자신의 연구 목적에 맞는 후보를 보다 쉽게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모델 측면에서는 원자 종류와 구조에 더해 물성(Property)을 새로운 Modality로 추가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MCFlow가 조성과 구조 사이의 다양한 생성 관계를 학습했다면, 향후에는 목표 물성을 조건으로 원하는 소재를 생성하거나, 주어진 조성과 구조로부터 물성을 함께 추론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새로운 소재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연구자가 원하는 성능과 조건을 반영한 후보를 제안하는 통합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또한 Atom Substitution 외에도 생성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응용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입니다. 결함과 도핑 위치 탐색, 부분 구조 수정, 특정 원소나 구조를 유지하는 조건부 생성 등 실제 소재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문제들을 생성 AI의 과제로 정의하고, 하나의 모델이 지원할 수 있는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MCFlow의 통합 생성 관점을 무기 결정 소재에 한정하지 않고 유기 소재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분자와 고분자, 유기 결정 등은 무기 소재와 구조 표현 및 결합 특성이 다르지만, 구성 요소와 구조, 물성을 서로 다른 Modality로 정의하고 연결한다는 MCFlow의 관점은 폭넓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무기와 유기 소재를 아우르며 다양한 소재 개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생성 AI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1] Glass, C. W., Oganov, A. R., and Hansen, N. “USPEX?Evolutionary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Computer Physics Communications, 2006.
[2] Wang, Y. et al.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via Particle-Swarm Optimization.” Physical Review B, 2010.
[3] Pickard, C. J. and Needs, R. J. “Ab Initio Random Structure Searching.” Journal of Physics: Condensed Matter, 2011.
[4] Wang, Y. et al. “CALYPSO: A Method for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Computer Physics Communications, 2012.
[5] Butler, K. T. et al. “Machine Learning for Molecular and Materials Science.” Nature, 2018.
[6] Xie, T. et al. “Crystal Diffusion Variational Autoencoder for Periodic Material Generation.” 2021.
[7] Jiao, R. et al. “Crystal Structure Prediction by Joint Equivariant Diffusion.” 2023.
[8] Zeni, C. et al. “MatterGen: A Generative Model for Inorganic Materials Design.” 2023.
[9] Miller, B. K. et al. “FlowMM: Generating Materials with Riemannian Flow Matching.” 2024.
[10] Luo, X. et al. “CrystalFlow: A Flow-Based Generative Model for Crystalline Materials.” Nature Communications, 2025.
[11] Sriram, A. et al. “FlowLLM: Flow Matching for Material Generation with Large Language Models as Base Distributions.” NeurIPS, 2024.
[12] Tangsongcharoen, K. et al. “CrystalGRW: Generative Modeling of Crystal Structures with Targeted Properties via Geodesic Random Walks.” 2025.
[13] Campbell, A. et al. “Generative Flows on Discrete State-Spaces: Enabling Multimodal Flows with Applications to Protein Co-Design.” ICML, 2024.
[14] Rojas, K. et al. “Diffuse Everything: Multimodal Diffusion Models on Arbitrary State Spaces.” ICML, 2025.
[15] Zhu, R. et al. “WyCryst: Wyckoff Inorganic Crystal Generator Framework.” Matter, 2024.
[16] Kazeev, N. et al. “Wyckoff Transformer: Generation of Symmetric Crystals.” ICML, 2024/2025.
[17] Baird, S. G., Sayeed, H. M., and Riebesell, J. “Matbench-GenMetrics.”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