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기반으로 모두가 연결되고 소통되는 세상을 꿈꾸다, 장한솔님

AI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연구 분야 중 자연어 처리는 컴퓨터를 이용해 사람의 언어를 분석하고 이해하며, 학습 및 생성하는 기술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기계와 사람이 하나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분야입니다. 

LG AI연구원은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를 펼치며 관련 분야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신입으로 LG AI연구원에 합류한 Language Lab의 장한솔님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국문학도, 빅데이터를 만나다 

한솔님은 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까지 모두 문과를 나왔습니다. 외고를 졸업했고 학부에서는 국어국문학과 통계학을, 대학원에선 언어학을 전공했습니다. 표면상으론 영락없이 문과생이지만 여기엔 반전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수식 푸는 것을 좋아했어요. 고등학교를 이과가 없는 외고로 진학했고 대학에서도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복수전공을 선택할 때 평소 좋아하던 수학과 관련있는 통계학을 선택했죠. 통계학과에서는 숫자 데이터와 함께 언어나 그림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주전공이 국어국문학이다 보니 언어 데이터에 관심이 갔어요. 당시 빅데이터 붐이 한창 일기 시작했는데 빅데이터 동아리에서 통계 툴과 빅데이터를 공부하면서 ‘언어 데이터를 연구해봐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어요. 마침 언어학 대학원에 컴퓨터 언어 연구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대학원도 언어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장한솔 연구원02

한 번 시작한 일은 어떻게든 끝을 보는 성향은 그를 연구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정작 자신은 그만둘 용기가 없어 매번 마무리까지 짓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방법을 찾는 근성은 연구를 하는 데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외고에 다닐 때도 이과가 적성에 맞다고 판단한 친구들은 중간에 전학을 갔는데 저는 일단 들어왔으니 끝까지 해보겠다고 버텼어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했던 건 아니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거죠. 결과적으로 학부에서 통계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이 길로 들어섰으니 그때의 선택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은 따로 배워야 했지만 기본기를 충분히 익히고 나선 오히려 국문학을 전공한 것이 언어 처리 연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어휘를 다루는 것에 익숙한 데다 언어 데이터를 분석할 때 남다른 시각으로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공계를 전공한 사람들보다 프로그래밍이나 알고리즘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방법으로 공부를 했어요. 강의도 찾아 듣고, 학원도 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애를 많이 썼죠. 대학원에서도 자연어 처리 분야의 외부 스터디를 하면서 AI 현업에 계신 분들을 만나 현재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많이 들으려고 했고요. LG AI연구원에 입사할 때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던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장한솔 연구원03

한솔님은 인공지능 연구 초반 에러가 난 컴퓨터 앞에서 당황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엔 기계를 다루는 것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졌지만 지금은 컴퓨터에 데이터를 넣으면 한 번에 통과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늘 그랬듯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공을 착실히 쌓아올린 결과였습니다. 

“대학원에서 참여했던 연구 중에 한글의 초중성을 분리해서 언어 모델을 학습하게 했던 연구가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이 인터넷 리뷰 같은 데 쓰는 용어 중엔 문법적인 오류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기계가 스스로 바로잡아 학습할 수 있게 하는 연구였어요. 

예를 들어 ‘재밋는뎅’이라는 표현을 하나로 묶어서 기계에 학습을 시키면 이 표현이 여러 번 나와야 학습이 되거든요. 보통 기계는 언어를 음절 단위로 인식하지만 이걸 한국어에 적합한 토크나이저를 사용해 초중성을 분리해서 인식하게 하는 거예요. ‘재미’+‘ㅅ’+‘는데’+‘ㅇ’ 이런 식으로요. 한국어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고, 연구 결과가 언어적인 부분에도 기여를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곳에서 연구하고 싶었어요”

연구를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은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갈림길에 섭니다. 한솔님 역시 학교에 남아 연구를 이어갈 것인지 기업이나 연구기관에 취업을 할 것인지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는 기업 연구소라는 새로운 환경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지금 직면한 현실 문제들을 인공지능을 통해 해결하고 싶었어요. 물론 학교에서도 실제적인 문제해결에 중심을 둔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논문 제출이 목적이다 보니 실제 데이터보다 잘 만들어진 데이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연구의 결과를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은 제겐 실제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 연구소가 더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장한솔 연구원04

그 뒤로도 고민은 이어졌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AI 연구원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현업에 진출한 친구들이 한정된 데이터와 자원 때문에 연구 도중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를 자주 보아온 그는 다양한 데이터와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갖춘 LG AI연구원을 선택했습니다. 

“회사를 선택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건 ‘얼마나 기회를 많이 주는 회사인가?’였어요. 다양한 현실 문제들을 연구하는 곳에서 제가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언어 모델 학습에는 대용량의 데이터와 이를 다룰 수 있는 고사양의 기계가 필요한데 LG AI연구원에서는 TPU[1] 같은 머신도 사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계열사에서 겪고 있는 현업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다루고 있었어요. 연구자로서 이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여겨졌어요.

입사 전부터 LG가 AI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고,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기보다 딥러닝으로 할 수 있는 시도들을 최대한 많이 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로 입사하고 보니 주변에서 실패를 겁내지 말고 더 많은 것들을 해보라고 격려해 주시고, 그만큼 연구에 필요한 지원도 아낌없이 받고 있어요.”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연구하는 사람 

한솔님은 현재 LG AI연구원에서 한국어 기계독해(MRC) 기술과 Open-Domain Question Answering[2]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LG AI연구원은 AI 학습용 한국어 표준 데이터셋 ‘코쿼드(KorQuAD) 1.0’ 기계독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언어 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요. 선배들이 쌓은 우수한 성과들도 연구에 많은 영감과 동기부여가 됩니다. 

 
장한솔 연구원05

“기존에 있는 본문에서 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답을 만들어주는 ‘생성모델’이라는 언어 모델을 연구해보고 싶어요. GPT-3[3] 같이 머신러닝을 활용해 스스로 답을 만드는 언어 모델이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생성모델이 현재 기술에 적용이 되면 유저의 질문에 따라 새로운 답변을 만들어내는 챗봇은 물론 한국어를 다른 언어로 유창하게 바꿔주는 번역, 전체 문단을 이해하고 다시 생성하는 요약(Summarization), 문법의 오류를 바로잡는 오류검정(Grammar error flection) 기술 등이 더욱 정교화될 거예요.” 

연구를 하지 않을 때 한솔님은 산미가 강한 커피를 찾아 카페 투어를 하고 코인노래방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털어냅니다. 한때 드라마 PD를 꿈꾸기도 했던 그는 연구가 잘 풀리지 않으면 공원을 산책하며 머릿속을 정리하고, 정승환의 노래에 위안을 얻는 보통의 20대입니다.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내 즐기듯 연구에서도 재미 요소들을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장한솔 연구원06

“대학원 때 NAACL(North American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이라는 해외 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발표자 중 한 분이 농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발표하셨는데, 발표하러 나올 때부터 굉장히 흥분한 모습으로 자기가 정말 재미있는 연구를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신나게 발표하는 거예요. 주제에 대한 흥미를 놓치지 않고 연구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어떤 연구를 하든지 그 속에서 제가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지금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목표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당장 앞에 주어진 미션들을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 빠르게 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머지않아 연구원으로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연구 역량을 갖추고 싶어요. AI 연구는 결국엔 완성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해요.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재미있는 지점들을 찾으면서 즐겁게 연구하고 싶어요.”


참고
[1] 구글에서 개발한 머신러닝 전용 칩으로 구글의 AI 기계학습 엔진인 텐서 플로우에 최적화되어 있다. TPU는 최신 GPU/CPU보다 15~30배 빠르고, AI 연산 성능은 소비전력 1W당 30~80배 높다.
[2] Wikipedia와 같이 공개된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문과 답변을 수행하는 언어 모델
[3] GPT-3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기관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 텍스트 생성기다. 머신 러닝 기반의 자연어 처리 모델로, 몇 개의 단어나 문장을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음에 나올 문장을 예측해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