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1. LG AI연구원 EXAONE 랩 김선경 님
LG AI연구원의 “Advancing AI for a better Life”는 단순한 미션이 아닙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AI를 연구하다’라는 명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연구원들의 철학이자 특별한 연결고리입니다. 데이터를 향한 깊은 이해와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함께 갖춘 LG AI연구원 EXAONE 랩의 김선경 연구원. 그가 추구하는 '사람에게 더 다가가는 기술'은 과연 무엇일까요?
AI, 그 특별한 연결고리

이미지 2. 라운지에서 편안하게 대화 중인 김선경 님
Q.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시고 AI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두 학문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발견하셨나요?
학과에 문헌정보학과 컴퓨터공학을 함께 전공하신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분의 영향을 받아 대학교 1학년 때 컴퓨터 공학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수업에서 이론으로만 다루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 보고, 내가 만든 기술이 다른 누군가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어요. 그때부터 공학도로 진로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특히 동아리에서 날씨에 맞는 옷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딥러닝을 접했을 때가 큰 전환점이 되었는데요. 단순히 정해진 조건에서 연산하는 것이 아닌, 학습 과정을 거쳐 더 복잡하고 다양한 케이스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AI를 통해서라면 사람들의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산학부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인 AI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문헌정보학과 AI 모두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데이터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지향점이 닮았어요. 두 학문 모두 정보를 어떻게 모을지, 정보를 토대로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중심으로 연구한다는 점에서요. 문헌정보학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진다면, AI는 컴퓨터를 통해 ‘모델’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Q. LG AI연구원에 합류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LG가 추구하는 AI 연구 방향에 어떤 매력을 느끼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LG AI연구원의 미션인 “Advancing AI for a better Life”가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석사 과정에서 한국어 언어 모델 사전학습 관련 분야를 연구했는데, 타겟 벤치마크에서 1등을 하기 위한 모델을 만드는 과제를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다행히 1등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 모델이 실제 사용은 어렵다는 점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러던 중 LG AI연구원의 미션을 접하고, LG AI연구원은 단순히 성능이 좋은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연구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추구미’와 일치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LG AI연구원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바쁜 연구 일정 속에서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어떻게 확보하시나요? 선경님의 삶에 영감을 주는 취미나 활동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운동 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운동을 즐기려고 합니다. 운동 시간은 주 2회 이상 마련해서 그 시간만큼은 저 자신과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려고 노력하죠. 예를 들어 테니스 라켓에 공이 맞는 임팩트의 순간, 러닝할 때 느껴지는 심박수와 공기의 흐름, 요가 자세를 잡기 위해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순간 등을 통해 제가 가진 것들을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삶의 영감을 얻기 위한 중요한 부분인데요. 특히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저와 다른 시선과 생각을 접하다 보면 저의 세상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아무래도 학부 때 전공이 개발 쪽이 아니었다 보니, 제 주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덕분에 다양한 시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도 ‘AIRWX Crew’라는 업무 생산성 크루에 참여하고, 글쓰기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EXAONE, 글로벌 AI를 향한 도전

이미지 3. EXAONE 랩 Pretraining & Adaptation Squad 구성원 (왼쪽부터) 김소연님, 최은비님, 김선경님, 김이른님
Q. EXAONE 랩의 선경님 스쿼드와 멤버들, 선경님이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Pretraining & Adaptation Squad에서 EXAONE의 사전 학습에 들어가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 생성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어와 다국어로 된 데이터를 다루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담당합니다. 단순 데이터 마련뿐 아니라, 그 데이터를 잘 학습하기 위한 방법론들과 데이터의 방향성을 위한 벤치마크 제작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1][2].
Q. 언어의 미묘한 차이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제하는 작업에 어떤 어려움이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보니, 문화적인 차이를 반영하는 부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양한 언어를 배우길 좋아해서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를 읽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해당 언어권의 문화를 데이터에 잘 반영했는지는 근본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언어권자 검수자를 고용해, 언어에 대한 문화적 맥락 유창성에 대한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여 데이터를 검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 데이터의 전체 양은 최소 몇천만 건 이상으로 방대하지만, 영어 데이터에 비해 다른 언어의 데이터는 적은 상황이에요. 그래서 영어로부터 지식을 전이하기 위한 데이터 구성 방법론 등을 통해, 다국어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3].
Q. 글로벌 모델에 도전하는 성능을 내기 위해 데이터 구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선스고, 그다음은 데이터의 품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도 라이선스에 이슈가 있다면, 모델 자체의 리스크 요소가 되어 도전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라이선스가 확보된 데이터 중, 글로벌 모델들에 필적할 만한 성능의 데이터를 선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적은 데이터로도 성능이 좋은 모델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면 그 모델의 성장 가능성은 더 높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4. EXAONE 3.0 모델 성공 기원 등산 기념 사진
Q. EXAONE을 2.0~4.0, EXAONE Deep까지 연구 개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EXAONE 3.0 모델 공개 전, 성공을 기원하며 팀원들과 다 같이 등산하러 갔던 날이 기억에 남아요. 등산 전 날 갑자기 폭설이 내려서 취소할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한마음 한뜻으로 도전했는데요. 오히려 설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며 정상에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때로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고된 순간이 따르기도 하지만, 정상에 다다르면 찬란한 풍경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한 것이죠. 덕분에 모델 개발과 출시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버텨냈던 것 같습니다.
Q.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 EXAONE만의 독보적인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마디로 ‘효율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LLM(Large Language Model) 개발 분야는 ‘자원의 싸움’이라고 할 만큼 방대한 데이터와 풍부한 인프라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Scaling law 법칙에 따라, 높은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와 더 큰 모델 사이즈가 성공 조건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럼에도 EXAONE은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서 적은 데이터, 적은 자원이라는 어려운 제약조건 안에서도 글로벌 모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EXAONE의 엄청난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주목받는 글로벌 AI 트렌드는 무엇이며, EXAONE은 이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요?
Agent 시대에 접어들면서, LLM은 기존의 여러 어플리케이션들을 활용하여 하나의 컴퓨터로 작동하는 역할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OpenAI와 Anthropic에서도 올해 Computer-use를 고려하여 여러 기능들을 출시 중이며, 그중에서도 LLM이 Browser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벤치마크들과 관련 기법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도 EXAONE 4.0의 Tool Calling 기능 지원을 시작으로, 차세대 EXAONE에서 여러 Tool을 지원할 수 있는 Agentic 성능 강화를 목표로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5. ACL 2024 학회 현장 내 LG AI연구원 부스
Q. LG AI연구원에서 일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CL 2024 학회에서 LG AI연구원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에게 EXAONE 3.0을 직접 소개했을 때 정말 기쁘고 보람찼습니다. 그전까지는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여러 사고 실험과 개발을 하며 좋은 성능을 내면서도, ‘내가 만드는 모델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늘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반응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세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어요. 석사 기간동안 가지고 있던 갈증을 해소하고 “Advancing AI for a better Life”의 미션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YouTube : LG AI Research Unveils EXAONE 3.0 at ACL 2024!)
Next-level goals

이미지 6. AI 좋은 AI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선경 님
Q. AI 연구자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알려주세요.
크게 두가지 목표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목표는 사람들에게 EXAONE이 Foundation LLM의 고유명사가 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전은 LG다’ 라는 인식을 자연스레 갖고 있었는데요. EXAONE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서 ‘Foundation LLM은 EXAONE이다.’라는 인식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요.
두 번째는 허황될 수도 있는 목표입니다만, AI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더 이상 없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직 AI 기술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고, 세상에는 당면한 난제도 만연합니다.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더 이상 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AI 기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선경님께서 생각하는 '좋은 AI'란 무엇인가요? EXAONE이 그런 '좋은 AI'에 다가가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AI’란 ‘많이 쓰이는’ AI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AI가 IMO 올림피아드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할 만한 지식수준을 보일 정도로, 이제는 많은 AI 들이 여러 벤치마크에서 고등 수준의 지식적인 차원에서 사람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ONE도 새로운 버전의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여러 벤치마크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체감하기에 ‘좋다’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똑똑’한 것을 넘어서 ‘사용성’이라는 가치를 함께 전달해야 합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EXAONE이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매개체로 소통하듯, EXAONE이 사람들과 AI의 소통을 도와주는 연결고리가 되도록 LG AI연구원 구성원은 끊임없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미래의 AI 연구자를 꿈꾸며, EXAONE 랩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고, 직면한 여러 문제에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문과생 비전공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시도하며 제가 가진 한계를 많이 극복하려고 노력한 결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안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가두기보다 일단 시도해 보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도전하면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끊임없이 문제에 도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선경님에게 EXAONE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저에게 EXAONE은 마음으로 낳은 자식 같아요. 실제로 자식을 낳아본 경험은 없지만, 모델이 릴리즈될 때마다 그런 마음이 강하게 듭니다. 물가에 내놓은 자식과 같이 걱정도 되면서, 주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고, 모두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저의 일상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잘 학습시키고 발전시켜서, 높은 성능을 가졌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EXAONE을 만들고 있습니다.
눈 쌓인 설산을 오르며 '예상치 못한 고난 끝에 찬란한 결실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선경님의 이야기처럼, EXAONE의 도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끈기와 팀워크의 여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ONE 랩은 이제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며, 미래 AI 생태계의 중심을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From KMMLU-REDUX to PRO: A Professional Korean Benchmark Suite for LLM Evaluation, EMNLP 2025 Findings, https://arxiv.org/pdf/2507.08924
[2]KOBALT: KOREAN BENCHMARK FOR ADVANCED LINGUISTIC TASKS, ArXiv Preprint, https://arxiv.org/pdf/2505.16125
[3]Cross-lingual QA: A Key to Unlocking In-context Cross-lingual Performance, ICML 2024 ICL Workshop, https://arxiv.org/pdf/2305.15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