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 난제를 해결하는 Bio Intelligence Lab 윤주승님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있지만, 가장 정밀한 도전이 필요한 곳은 역시 '의료' 분야일 겁니다. 거대한 병리 데이터 속에서 암의 흔적을 찾아내고 정밀 의료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가는 LG AI연구원 Bio Intelligence Lab에서 병리 이미지 파운데이션 모델 ‘EXAONE Path’의 개발을 진행하는 윤주승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10년 전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바이오 AI라는 도전 과제 앞에서, "누군가의 내일을 바꾸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그의 연구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바이오의 난제를 푸는 AI 연구자   

윤주승 님이 몸담은 바이오 인텔리전스 랩(Bio Intelligence Lab)은 AI를 통해 바이오·의료 분야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조직입니다. 현재 암 연구(Cancer), 단백질 설계(Protein), 인과관계 추론(Causal), 파운데이션 모델(FM) 등 네 개의 테크 셀이 각자의 전문 영역을 연구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주승 님은 그중 FM Tech Cell에서 병리 이미지 분석의 핵심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개발을 주도하며 미래 의료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1. LG AI연구원 Bio Intelligence Lab 윤주승님


이미지 분석 연구에서 시작된 바이오 AI로의 확장

윤주승 님은 딥러닝이 본격화되기 전인 석사 시절, 통계적 추론 연구실에서 AI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딥러닝 연구의 중심은 지금의 텍스트 모델이 아닌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었고, 주승 님 역시 자연스럽게 이미지 데이터를 깊이 있게 다루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규모 언어 모델이 주류가 아니었고, 컴퓨터 비전 연구가 딥러닝의 중심에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이미지 데이터를 중심으로 다뤘던 경험이 현재 EXAONE Path와 같은 병리 이미지 모델을 개발하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석박사 과정에서 하이퍼파라미터 튜닝(hyperparameter tuning)과 효율적인 모델 설계를 연구하던 주승 님은 대학원 선배의 제안으로 LG AI연구원 인턴에 참여하며 기업 연구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이미지 2. ECCV 2022에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인턴 시절의 윤주승님. 


"막상 인턴을 해보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뛰어난 연구자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룹 차원에서도 AI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지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죠. 이곳이라면 국내 최고의 AI 연구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병리 분석 AI, EXAONE Path의 시작

연구원 합류 초기에는 기존 모델의 결과물을 조합하는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병리 이미지는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한 번에 추론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이미지를 patch 단위로 나눠 patch level foundation model로 feature를 추출하고, 이를 aggregator 모델로 합치는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외부 모델에 의존해서는 의료 현장의 특수한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미지 3. Bio Intelligence Lab weekly meeting 

"연구를 이어가다 보니 aggregator 모델만으로는 저희가 풀고 싶은 의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결국 다른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LG AI연구원만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EXAONE Path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ONE Path의 차별점은 압도적인 효율성입니다. 경쟁 모델 Virchow2-G(1.9B), H-optimus-0(1.1B), UNI2-h(681M) 대비 훨씬 적은 파라미터(135M)와 데이터 규모로도 글로벌 최상위권의 성능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는 정교하게 설계된 메트릭 러닝과 인코더 구조를 통해 병리학적 지식을 밀도 있게 추출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자체 데이터셋 1위, 글로벌 공공 벤치마크(Patho-bench) 2위를 기록하며 그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고, 동시에 의료 정보를 어떻게 하면 충실하게 임베딩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의료 데이터는 확보가 까다로운 만큼, 주승 님은 '양'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학습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것과 함께, EXAONE Path 2.5는 병리 이미지뿐만 아니라 RNA, CNV, SNP, methylation 까지 함께 활용한 foundation model로, 이미지와 multi-omics 사이의 관계는 물론 multi-omics 간의 관계까지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방법론은 EXAONE Path가 단순한 모델을 넘어 실질적인 진단 도구로 진화시킨 핵심이 되었습니다. 

이미지 4. LG AI Insight 2026에서 EXAONE Path 포스터 발표 중인 윤주승님


AI, 바이오 연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되다

EXAONE Path의 활용 범위는 상상 이상으로 넓습니다. 암의 세부 유형 분류부터 종양 미세환경 해석까지, 병리과 전문의가 놓치기 쉬운 패턴을 정량적으로 포착해 판독을 돕는 것은 물론, 특정 치료에 잘 반응할 환자군을 예측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약 분야에서의 활용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적합한 환자를 정교하게 선별하거나, 약물 반응과 연관된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ONE Path가 연구실 안에만 머무는 모델이 되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과 신약 개발 전반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AI로 자리 잡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연구자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일까요? 주승 님은 EXAONE Path 1.0을 처음 공개했던 때를 꼽았습니다. 당시 완전히 압도적인 성능(SOTA)은 아니었지만, 연구팀은 모델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다른 연구자들에게 먼저 공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지 5. Bio Intelligence Lab 구성원들


"만약 그때 최고 성능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를 미뤘다면, 지금처럼 프로젝트가 이어지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그 결정이 사업적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죠."

다행히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 응원 덕분에 후속 모델 개발도 추진력을 얻었습니다. 때로는 완벽한 수치보다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더 큰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습니다.

바이오 AI, '에이전트'가 되어 난제를 풀다

주승 님이 그리는 미래의 AI는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닙니다. 단백질 설계, 질환 기전 이해, 멀티오믹스 해석 등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핵심 엔진'에 가깝습니다.

특히 그는 에이전트 형태의 AI에 주목합니다. 연구자가 논문을 탐색하고 가설을 세워 실험 방향을 정하는 전 과정을 AI가 보조한다면, 바이오 연구의 속도와 깊이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주승 님이 속한 Bio Intelligence Lab 역시 이런 미래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Insight] 주승 님의 연구 & 일상

  1. 요즘 꽂힌 기술: "단연 LLM(거대언어모델)이죠. 하지만 저는 LLM 자체보다 거기서 파생된 추론 방식이나 멀티모달 접근법을 어떻게 병리 분석에 접목할지, 그 연결 고리를 찾는 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2. 연구자의 덕목, '망상력': 정답이 없는 문제를 오래 붙잡으려면 약간의 망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주승 님.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번뜩인다고 하네요. 물론 그 망상을 현실로 검증하는 감각도 놓치지 않습니다.

  3. 갓생러(?)의 루틴: 최근 멀리 이사하며 아침 5시 40분에 일어나는 '얼리버드'가 되었습니다. 주 4회 헬스를 즐기던 열혈 운동파였지만, 지금은 새로운 생활 패턴에 적응하며 '재개' 타이밍을 노리는 중입니다.

 

이미지 6. "앞으로의 목표는 EXAONE Path를 병리 영역의 대표 foundation model로 키우는 것입니다."


[10년 전의 나에게 보내는 예고]
“너는 결국 바이오와 메디컬을 연구하게 될 거야. 그러니 생물 공부 미리 많이 해둬.”

[10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약속]
“EXAONE Path가 연구실을 넘어 실제 병원과 신약 개발 현장에서 쓰이고 있기를 바라. 그게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이유니까.”

윤주승 님과 EXAONE Path의 여정은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습니다. 10년 뒤, 이 모델이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진단의 표준을 높이고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여는 필수적인 인프라가 되는 것, 그것이 AI 연구자 윤주승 님이 꿈꾸는 내일입니다.

LG AI연구원의 시선 또한 그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것을 넘어, AI가 인류의 가장 난해한 숙제인 '생명'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것. 연구실의 알고리즘이 환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해답이 될 때까지, LG AI연구원의 정교한 설계와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